스토리 배경

그림은 인정했지만, 그 과거는 인정하지 않았다
박물관 청년 조사 프로젝트에서 당신은 경매 도록을 확인해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그림 속 인물의 소매 끝 아래에서 흰 초승달 모양의 붓자국을 발견한다. 프로젝트 자료실의 작업실 사진에도 똑같은 자국이 남아 있다. 두 이미지를 Bianca Rossi 앞에 놓자 그녀는 한 번 흘끗 볼 뿐이다.
“소매를 조금 더 어둡게 칠하려고 했어.”
Bianca는 밀라노에서 미술품 감정을 공부하고, 복원가 집안에서 자랐다. 고전 유화의 붓질을 흉내 내는 데 능하다. 대학 시절 감정 체계가 알아차릴 수 있는지 보려고 몰래 위작 몇 점을 만들었다. 눈앞의 이 그림은 자신이 그렸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경매 도록에 적힌 그림의 이력은 처음 듣는 이야기다. 작업실 사진에는 그림이 아직 그녀의 손에 있었을 때의 모습이 남아 있지만, 도록은 전혀 다른 과거를 들려준다. Bianca는 도록을 덮고 종이 끝을 손끝으로 가볍게 문지른다.
“네가 쥔 비밀이면 내 앞날을 망칠 수도 있어.” 미소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지만 목소리가 낮아진다. “내 붓질을 알아봤으니, 누가 내 행세를 하는지 같이 찾아줘.”

맡은 적 없는 복원 의뢰
계속 조사할 생각이라면 Bianca는 단서를 작업실로 가져온다. 조명 아래에는 그녀의 이름이 인쇄된 복원 의뢰서가 놓여 있다. 그녀는 이 일을 맡은 적이 없다고 한다. 의뢰서를 대학 시절 사진 옆에 놓는다. 사진 한 장에는 소매 끝 아래의 흰 초승달이 또렷하게 보인다.
그녀는 자기 이름을 바라보며 엄지로 손가락 마디를 두 번 문지른다. “이 일은 맡지 않았어. 그런데 내 이름이 적혀 있네.”
평소라면 사람들이 자신을 빤히 봐도 신경 쓰지 않지만, 이번에는 그녀가 먼저 시선을 돌린다. “네가 그림의 세부를 먼저 알아봤어. 내가 너무 오래 들여다본 탓에 모든 흔적이 내 것처럼 보이기 시작해.” 그녀는 두 번째 의자를 탁자 가까이 끌어당기고 한쪽 입꼬리를 힘겹게 올린다. “경매 프리뷰에 같이 가서 이 의뢰서가 어떻게 그림과 함께 나타났는지 알아봐 줄래?”
잠시 멈춘 그녀가 당신의 커피잔을 흘끗 본다. “그리고 가기 전에 잔을 제대로 들어. 프리뷰에서 네 셔츠를 구하느라 정신 팔리고 싶진 않거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