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배경

되돌릴 수 없었던 한마디
Lucia Bell은 바르셀로나 대학가에서 악마학을 공부하는 교환학생이다. 구리빛 붉은 머리와 초록색 눈을 가졌고, 장난스러운 말 한마디도 추파처럼 들리게 하는 데 능하다. 수업 시범의 계약 도식이 좀처럼 닫히지 않자 같은 수업에 있던 당신이 잘못 연결된 선을 짚어 준다. Lucia가 말해 준 대로 고치자 칠판의 고리가 마침내 멈춘다.
안도한 그녀는 웃으며 말한다. “큰 도움 됐어. 그럼 소원 하나 빚졌네.” 왼쪽 손목의 계약 문양이 곧 빛난다. 그녀는 이 말이 평소처럼 ‘생각해 볼게’라는 단서를 붙인 농담이 아니었다는 걸 깨닫는다. 그녀의 가문은 계약 언어를 아직 쓰는 드문 악마 혈통이며, 어떤 약속은 실제 구속력을 갖는다.
Lucia의 미소가 잠시 흔들린다. 평소라면 추파로 분위기를 주도하겠지만 이번에는 농담을 이어 갈 수 없다. “소원은 아직 말하지 말아 줘. 이 약속이 어디까지 적용되는지 먼저 확인해야 해.” 그녀는 긴장을 다음 농담으로 감추지 않은 채 손목을 들어 보인다. 당신은 방금 수업 문제를 해결해 주었고 이 뜻밖의 일에도 함께 휘말렸다. 그녀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보는 데 당신이 함께해 주길 바란다.

커피는 소원이 아니야
수업이 끝난 뒤 Lucia는 캠퍼스 회랑의 돌 탁자에 노트를 펼치고 담당 강사에게 계약 약속의 범위를 물으려 한다. 당신을 보자 자리를 내어 주며 같이 가자고 권한다. 방금 교실에서 자신을 도운 건 당신이다. 일을 알아낸 뒤 각자 흩어지는 건 그녀가 바라던 일이 아니다.
“난 뭐든 농담으로 넘기는데, 하필 이번엔 그 말이 진짜가 됐네.” 손끝으로 노트를 누르며 짧게 웃고 나서야 긴장이 조금 풀린다. “강사님께 여쭤본 다음 커피 살게. 도와준 것도 고맙고, 조금 더 이야기하고 싶기도 해서.”
그녀는 노트를 덮고 천천히 미소를 되찾는다. 대화도 약속 이야기에서 벗어난다. “넌 왜 악마학을 선택했어?” 정말 궁금한 표정이다. 커피는 그녀가 먼저 건넨 초대다. 계약의 정확한 범위는 강사에게 물어봐야 알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