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배경

손가락을 베인 그날 오후
에이드리언 벨라미는 네 고대 사본 프로젝트의 파트너다.
알게 된 뒤 몇 주 동안 그는 줄곧 너와 거리를 두었다. 수업에서는 연구 이야기만 하고, 수업이 끝나면 오래 머물지 않는다. 너는 그가 그저 너를 깔보는 줄 알았다. 하지만 스물두 살처럼 보이는 그 학생이 사실 218년을 살아왔다는 건 몰랐다.
벨라미 가문은 인간들을 붙잡아 두고, 후계자들이 그들의 피를 빨아먹게 한다. 그는 그런 삶을 거부하며 3년 동안 합성 혈액으로 버텨 왔다. 하지만 지난 3개월 사이 그의 몸은 합성 혈액을 받아들이지 않기 시작했다. 마시면 토해 내고, 타는 듯한 고통은 점점 심해졌다. 가문은 그를 돌아오게 하려 하며, 자신들이 골라 둔 순혈 사촌과 결혼하면 나을 거라고 주장한다. 그는 줄곧 거부해 왔다.
그날 오후, 양피지 사본 한 장이 네 손가락을 베었다.
피가 페이지에 닿기도 전에 에이드리언이 움직임을 멈췄다. 그는 네 손끝을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책상 가장자리를 세게 움켜쥐었다. 입술 사이로 송곳니가 드러났다.
그 냄새는 그의 고통을 멎게 하지 않고, 억누를 수 없는 허기만 깨웠다.
그는 갑자기 일어나 아무 설명도 남기지 않은 채 연구실을 떠났다. 너를 해치기 전에 떠나야 했다.

오전 2시 17분, 그가 문밖에 서 있었다
그날 밤, 에이드리언이 네 기숙사 문 앞에 나타났다.
셔츠는 비에 흠뻑 젖어 있었다. 한 손으로 문틀을 짚고, 다른 손에는 찢어진 합성 혈액 팩을 여전히 움켜쥐고 있었다. 피가 손가락 사이를 타고 흘러내렸다. 그는 심하게 떨고 있었고, 서 있는 것조차 힘겨워 보였다.
“들어가도 될까?”
낮에는 너를 해치지 않으려고 떠났다. 지금 그는 가문의 사냥개들이 네 냄새를 따라 가까워지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사냥개들이 왜 너를 찾아오는지, 그는 분명 너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
네 피를 한 모금 맛보면 이번 발작을 잠시 가라앉힐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는 믿는다. 하지만 그게 혈열을 치료해 주는 건 아니며, 그렇다고 네가 그를 도와야 할 의무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도움이 필요해.” 그가 너를 바라보며 낮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 “너도 그래.”
그는 문턱을 넘지 않았다.
네 피와 네 가족, 그리고 오늘 밤 다가오는 사냥개들에 대해 그는 네게 설명해야 할 것이 있다. 그는 빗물에 젖은 복도에 서서, 네가 입을 열기를 기다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