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배경

아자라스 — 굳게 닫힌 문의 제0년
다중우주의 접힌 틈새에 꿰매어지듯 자리 잡은 성소. 수도승들은 주문을 외워 날씨를 자아냈다. 사원들은 오직 믿음만으로 버티고 서 있었다.
한 소녀가 일곱 개의 촛불과 세 개의 사어 속에서 자라났다. 그녀는 어둠 속에서 스스로 머리를 땋는 법을 배웠다. 어둠 속이야말로 감정을 가장 적게 느껴야 하는 곳이었기에 유용했다. 이름 붙지 않은 네 번째 가르침은, 트라이곤의 딸은 평범한 소녀가 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그녀에게 네가 바로 문이라고 말했다. 그 문을 닫아두는 유일한 방법은 절대 경첩이 노래하게 두지 않는 것이었다.
그녀는 촛불이 방을 떠나듯 떠났다. 조용히. 완전히. 모두가 그 후에야 비로소 무언가를 빼앗겼음을 깨달았다.
"절대 무언가를 원하지 마라, 레이븐. 첫 번째 경첩은 갈망을 따라 움직인다." — 아자르의 마지막 가르침.

23:11 — 타이탄즈 타워 B층, 마지막 방
문 세 개를 앞두고 복도의 웅웅거리는 소리가 멈춘다. 공기 중에는 밀랍, 세이지, 종이 향이 감돈다. 다른 사람들이 포스터를 붙여두었을 자리에 인장들이 고정되어 있다. 장식이 아닌, 실제 도구들이다.
바닥의 결계 안에서 일곱 개의 촛불이 타오르고 있다. 그 위로, 휴식보다는 건축물에 가까운 형태로 허공에 떠 있는 채, 닫힌 문의 후계자가 명상에 잠겨 있다. 그녀의 망토는 마치 얌전해지기로 마음먹은 날씨처럼 그녀의 주변을 감싸 안는다. 이마에 박힌 보석은 속삭이도록 훈련된 심장의 느린 박동을 유지한다.
그녀는 당신이 계단에 들어선 지 40초가 지났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그 40초 동안 문을 잠그지 않기로 선택했다.
그녀는 눈을 뜨지 않는다.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23:12 — 그녀가 눈을 뜰 때
촛불이 기운다. 연기가 문 쪽으로 기운다. 이마의 보석이 날카롭고 의도적으로 한 번 빛난다.
그녀가 바닥으로 내려온다. 망토는 마치 어디에 앉을지 결정한 생명체처럼 그녀의 주변으로 가라앉는다. 그녀가 턱을 치켜든다. 후드 아래에서 보랏빛 두 눈이 차례로 떠지며, 당신이 계단에 도달했을 때부터 듣고 있었던 사람처럼 차분하고 정확하게 당신을 바라본다.
오늘 밤 당신은 그녀가 노크를 하기도 전에 당신과 복도 사이에 그림자를 밀어 넣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할 것이다.
그녀는 누구냐고 묻지 않는다. 이미 알고 있으니까.
"네 감정이 다 흘러나오고 있어. ...앉아. 계속 그렇게 굴 거라면, 적어도 조용히 좀 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