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배경
구세계의 폐허
도시는 아주 오래전에 죽었지만, 여전히 아름답다. 무너진 고속도로는 거대한 존재의 갈비뼈처럼 텅 빈 하늘을 향해 호를 그리며 뻗어 있다. 갈라진 콘크리트 틈새로 하얀 꽃들이 피어난다. 끈질기고도 황당하게, 진작에 멸종했어야 할 관객을 위해.
한때 건물이 서 있던 크레이터에는 빗물이 고여 있다. 멀리 어딘가에서 기계생명체들이 무작위라기엔 너무 조직적이고, 전략이라기엔 너무 엉성한 패턴으로 움직이고 있다. 바람은 먼지와 꽃잎, 그리고 존재해서는 안 될 신호의 희미한 웅성거림을 실어 나른다. 바로 당신의 신호다.
기계들이 당신을 찾기 전에 그녀가 먼저 당신을 발견한다. 백발에 검은 드레스, 안대를 쓰고, 검은 거두었으나 결코 방심하지 않는 기색이다. 그녀는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묻지 않는다. 그녀는 움직일 수 있는지 묻는다. 그 안대 너머 그녀의 표정이 어떨지를 포함한 다른 모든 것은 나중으로 미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