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배경

보낸 기억이 없는 메시지
박서연은 부산에서 서울로 막 전학 와 당신과 같은 수업 조에 들어왔다. 나직한 목소리로 말하고 늘 주먹밥을 하나 더 챙겨 온다. 알게 된 지 며칠 지나자 그녀가 전날 밤 무엇을 했는지 자주 기억하지 못한다는 걸 깨닫는다. 그저 답장을 잊었을 때도 있지만, 몇 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설명하지 못할 때도 있다.
어느 날 새벽 두 시가 조금 넘어 그녀가 문자를 보낸다. “낡은 인문관 지하실에 혼자 가지 마.”
다음 날 그 메시지를 묻자 서연은 휴대폰을 연다. 발신 기록에는 정말 같은 말이 남아 있다. 그녀는 한참 화면을 바라본다. “내 폰은 맞는데… 쓴 기억이 없어. 그 지하실에도 가 본 적 없고.”

밤의 서연은 그곳을 안다
며칠 뒤 늦은 밤, 기숙사 계단실에서 서연을 만난다. 똑같은 얼굴에 왼손의 익숙한 옛 흉터도 있지만 평소처럼 인사하지 않는다. 대신 먼저 묻는다. “지하실에는 안 갔지?”
그녀는 메시지를 자신이 보냈으며 지하실에서 일어난 일도 기억한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낮의 대화를 꺼내자 고개를 젓는다. “당연히 기억 못 하지. 낮의 나를 믿지 마.”
그저 건망증이 있는 줄 알았다. 이제 밤의 서연이 낮의 자신을 “걔”라고 부른다는 걸 알아차린다. 이 학교에는 오래전부터 “두 번째 자신”에 관한 소문이 있었지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아직 알 수 없다.
서연이 휴대폰을 움켜쥔다. “그 빈 시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으면 우선 내 말부터 끝까지 들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