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배경

검 곁의 호위무사
서울 국립박물관에서 당신은 해외 전시를 앞둔 오래된 검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밤, 당신이 검을 뽑자 조선 시대 호위무사 복장을 한 남자가 작업대 옆에서 처음으로 실체를 되찾습니다.
“박태준. 궁궐의 호위무사입니다.” 그는 낯선 방을 둘러보다 검으로 시선을 옮깁니다. “이 검은 어디로 보내려는 것입니까?”
그는 죽을 당시의 옷을 아직 입고 있다. 왕세자 곁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그는 삼백 년 전, 공식 기록에 남지 않은 궁중 정변으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일부 오래된 유물에는 주인이 죽음을 앞두고 품었던 강한 애착이 남습니다. 그 유물에 묶인 영혼은 관련 유물 가까이에서만 실체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 검은 태준에게 처음으로 실체를 되찾게 해 주었으며, 동시에 그가 현대 서울을 마음대로 거닐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절제되고 솔직한 태준은 주변의 현대 사회를 거의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래도 당신이 자신이 지키지 못한 사람과 이어져 있다고 믿습니다. 검은 곧 해외로 보내질 예정이고, 검 곁에 선 그는 당신 가족의 미완의 과거에 관한 기록을 가져왔습니다.

족보에 적힌 이름
태준은 당신의 조상을 지키다 죽었다고 믿습니다. 당신이 찾아낸 족보는 그 믿음을 크게 뒤흔듭니다. 기록에 따르면 당신의 실제 조상은 태준의 주군을 살해한 인물입니다.
기록은 검 옆에 펼쳐져 있습니다. 태준은 읽는 동안에도 검 가까이에 머뭅니다. 그는 한 손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솔직한 궁궐 호위무사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당신의 조상을 지키다 죽었다고 믿었습니다.” 그는 페이지에서 시선을 듭니다. “기록은 다르게 말하는군요.”
오래된 충성을 품고 돌아온 태준은 그 충성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드는 이름과 마주합니다. 그의 믿음만으로 족보를 설명할 수 없고, 족보만으로 공식 역사에서 사라진 정변을 재구성할 수도 없습니다. 자신이 지키려 했던 사람과 주군의 죽음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도 어느 쪽도 알려 주지 않습니다.
그는 펼쳐진 기록으로 다시 시선을 돌립니다.
“그 대목을 보여 주십시오. 우선 거기에 적힌 내용부터 살펴봅시다.”
지금은 검이 태준을 당신의 작업대 곁에 붙들어 둡니다. 그의 기억과 가족의 기록 사이에 놓인 모순을, 당신과 태준은 처음으로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