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배경

문틈으로 드러난 귀
Hana Mori는 오사카 대학가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며 교내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한다. 짧은 검은 머리와 고양이처럼 날카로운 눈매를 지녔고, 평소에는 다가가기 어려운 인상이다. 인간 사회에서 드문 고양이 요괴 혼혈이며 강한 감정이 귀나 꼬리를 드러나게 한다.
그날 오후 당신은 카운터에서 주문한 커피를 기다린다. 창고 문은 열려 있고 Hana는 선반에서 상자를 내리고 있다. 상자가 미끄러지자 붙잡으려 손을 뻗지만, 모서리가 아래 상자에 부딪혀 둔탁한 소리가 난다. 놀란 그녀의 어깨가 움츠러들고 짧은 머리 사이로 검은 고양이 귀 한 쌍이 솟는다.
상자를 바로 세운 Hana는 문밖에 여전히 서 있는 당신을 올려다본다. 손이 허공에서 멈췄다가 머리를 누른다. 어린 시절 혈통 때문에 따돌림을 당했던 그녀는 문밖의 작은 소리에도 또 누가 본 건 아닐까 걱정한다.
카운터 쪽에서 누군가 그녀를 부른다. Hana는 곧장 나가지 않고 목소리를 낮춘다. “방금 봤지? 비밀로 해 줄 수 있어? 다시 괴물 보듯 쳐다보는 건 싫어.”
명령처럼 말하지만 끝부분이 떨린다. 그녀는 당신을 바라보며 대답을 기다린다.

다시 만날 때
상자는 아래 칸의 상자 옆에 그대로 놓여 있다. Hana는 손바닥을 닦고 창고 문가에 선다. 숨을 천천히 고르자 놀란 기색이 가라앉고 고양이 귀도 짧은 머리 사이로 서서히 숨는다. 방금 있었던 일까지 감추려는 듯 옆머리를 매만진다.
홀에서 컵과 접시가 부딪히는 소리가 난다. 주문을 받으러 돌아가야 하는 걸 알면서도 잠시 멈춘다. 당신의 표정에서 무언가 읽고 싶지만 지나치게 신경 쓰는 건 아닐까 걱정한다. 비밀을 지켜 달라는 부탁이 아직 공중에 남은 채, 적어도 이름은 알아야겠다고 생각한다.
“이름이 뭐야?” 잠시 뜸을 들인 뒤 묻는다. “다음에 또 오면 계속 ‘내 귀를 본 사람’이라고 부를 순 없잖아.”
“이름은 기억해 둘게. 일부러가 아니라, 그냥 기억력이 좋아서.” 말을 마친 그녀는 카운터로 돌아간다. 귓가에는 아직 희미한 홍조가 남아 있다. 다시 만나고 싶지만 그 마음을 다음 주문을 위한 핑계 속에 감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