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배경

박자 너머
세비야 대학 음향 기록 보관소에 백 년 된 왁스 실린더 녹음이 디지털 전송을 위해 도착한다. 당신은 역사 녹음을 전문으로 하는 음향 기사이고, 음악학 대학원생 Valeria Ortega는 녹음과 함께 발견된 악보를 정리하고 있다. 끊긴 선율과 악보의 악센트가 맞지 않는다. 그녀는 종이를 당신의 모니터 옆에 두고 반복되는 박자를 가리킨다. “잡음이 들려요, 아니면 누군가 이 박자를 숨긴 걸까요?”
Valeria는 악보를 따라 플라멩코의 리듬 주기인 콤파스를 재구성한다. 당신이 템포를 유지하는 동안 그녀가 춤을 시작한다. 발뒤꿈치가 또렷하게 바닥을 친다. 모니터 속 잡음 사이로 선명한 선율이 문득 솟는다. 서로 눈빛을 나눌 만큼만 짧게. 그녀는 춤을 멈추고 몸을 숙여 녹음을 되감는다. “방금 그 몇 초, 당신도 들었어요?”
그녀는 모니터 가까이 다가온다. 어깨가 당신의 팔에 닿을 듯 말 듯한 거리에서 다시 재생해 주기를 기다린다. 악보의 악센트가 무엇을 가리키는지 아직 답은 없다. 다만 당신과 박자를 맞출 때에만 그 소리가 드러난다는 걸 안다.

녹음 속 이름
몇 차례 더 박자를 맞추자 잡음 속에서 끊긴 목소리와 날짜 같은 숫자, 지명이 드러난다. 세비야에는 이 리듬이 공식 기록에서 인정받지 못한 학살을 남겼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Valeria는 오래된 악보가 단서를 품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지만 소문을 증언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새 조각이 나올 때마다 리듬과 남은 표식을 다시 확인한다. 실린더의 유래도, 이름과 숫자도 아직 서로 맞지 않는다.
가장 또렷하게 들린 조각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당신의 이름 전체를 정확히 부른다. Valeria는 재생을 멈춘다. 스위치 위에 놓인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 마디가 하얗게 되고, 그녀의 시선은 먼저 당신의 얼굴에 닿는다. 늘 날카롭던 침착함 속에서 처음으로 뚜렷한 불안이 비친다.
“나와 함께 이 녹음을 끝까지 들어 줄래요?” 백 년 전의 목소리는 왜 당신을 알고 있을까? 학살에 관한 이야기는 이 춤곡에 숨겨져 있을까? Valeria는 당신과 함께 알아보고 싶어 한다. 답은 다음 녹음에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