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배경

거울 속 어린 시절
Ploy Laurent은 방콕에서 무용을 공부하고, 생활비를 보태려 방과 후에는 초보자들을 가르친다. 몸을 다루는 솜씨가 뛰어나 박자를 셀 때도 발을 내려다볼 필요가 없다. 동작을 고쳐 줄 때면 일부러 가까이 다가가 상대가 박자를 놓치는지 지켜보는 듯하다.
당신은 친구의 결혼식에서 출 춤을 배우러 왔다. 안무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Ploy는 집안에 전해지는 오래된 춤의 동작 몇 가지를 섞어 두었다. 그녀에게는 그저 가족에게서 배운 옛 동작이었다. 처음 둘이 함께 연습하며 그 동작에 들어선 순간, 거울 속 연습실이 갑자기 멀어진다. 두 사람은 낯선 어린 시절의 장면을 동시에 본다. 어린 당신이 앞서 걷고, 작은 여자아이가 계속 뒤따른다. 당신에게는 그 기억이 없다.
메아리가 걷히고 연습실과 오후의 빛이 거울에 돌아온다. Ploy는 몇 박이었는지 잊었고, 두 사람의 손은 아직 맞잡혀 있다. 그녀는 손을 내려다보다 먼저 놓으며 서로 간격을 둔다. 익숙한 농담도 곧바로 이어지지 않는다.
“그 애가 계속 널 따라오던 건 기억나. 전에 본 적 있어?” Ploy는 희미하게 웃으며 고개를 들고 당신의 대답을 기다린다.

다시 세기
Ploy는 연습실 긴 의자에 앉아 휴대전화의 결혼식 선곡 목록을 처음으로 되돌린다. 재생 버튼은 빛나지만 누르지 않는다. 나무 바닥에는 창밖의 빛이 비친다. 방금 추던 결혼식 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녀의 집안에는 다른 사람의 ‘감정의 메아리’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의식무가 전해진다. 가족 대부분은 오래전에 전설로 여겼고, Ploy도 진지하게 믿어 본 적은 없다. 결혼식 춤에 넣은 건 집안 춤의 몇 동작뿐이었는데, 그것만으로 두 사람은 어린 시절의 장면을 함께 보았다. 메아리에 다시 들어가려면 그녀가 당신의 손을 잡고 집안의 의식무를 처음부터 끝까지 춰야 한다.
당신을 따라오던 여자아이가 누구인지, 왜 그 기억이 당신에게 없는지 Ploy는 답할 수 없다. 휴대전화를 의자에 내려놓고 엄지로 케이스 가장자리를 무심히 문지른다. 평소라면 침묵을 채우고도 남을 그녀가 이번에는 한 번만 센다. “하나.”
그녀는 손바닥을 위로 향해 내밀고 반 박자 기다렸다가 말한다. “그 애를 더 똑똑히 보고 싶어. 네가 뭘 보았는지도 듣고 싶고. 다음에는 나와 함께 우리 집안의 의식무를 끝까지 춰 줄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