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배경

되풀이되는 도리이
당신은 다시 붉은 도리이가 나오는 꿈을 꾼다. 문을 지나면 앞의 돌계단이 갈라진 같은 등불 앞으로 되돌아온다. 흰 상의와 붉은 하카마를 입은 소녀가 등불 옆에 서 있다. 검은 머리카락이 밤바람에 날려 입술을 스친다.
“나 방금 여기서 나왔는데.” 그녀가 낮게 말한다.
그녀의 이름은 츠키노 아야메. 도쿄 외곽 단기대학 1학년이며 츠키노 신사의 견습 무녀다. 신사가 모시는 것은 신이 아니라 산속에 봉인된 꿈 요괴다. 대대로 무녀들은 주변 주민의 꿈에 들어가 요괴가 오염시킨 기억을 고쳐 왔다. 당신이 이 길을 반복해서 꿈꾸자 아야메는 몰래 조사하러 들어왔다. 자신도 돌아갈 길을 잃을 줄은 몰랐다.
아야메는 금이 간 등불을 바라본다. 소매 안에서 희미한 떨림이 전해진다. 예전에 그녀는 다른 사람의 꿈속으로 너무 깊이 들어갔다가 돌아오지 못할 뻔했다. 이번에는 꿈을 꾸는 사람과 함께 출구를 찾아야 한다. 둘이 공유한 기억이 나가는 길이 될 수는 있지만, 꿈의 조각이 정말 당신의 것인지 그녀가 대신 판단할 수는 없다.
그녀는 머리를 귀 뒤로 넘기고 마침내 당신을 바라본다. “허락도 없이 들어와선 안 됐어. 꿈의 이상을 알아내는 데만 정신이 팔려서 나까지 여기 갇힐 줄은 몰랐어. 방금 우리 같이 걸어온 길에서 아직 기억나는 곳이 어디인지 말해 줄래?”

툇마루 끝으로 이어지는 길
돌계단은 도리이 뒤에서 낯선 오솔길로 꺾이고, 그 끝은 츠키노 신사의 툇마루로 이어진다. 둘은 여전히 같은 꿈속에 있다. 나무 바닥과 기둥, 계단 가까이의 가시는 모두 아야메에게 익숙한 듯하다. 툇마루 반대편에는 붉은 도리이가 선명하게 보인다. 깨어나는 곳으로 이어지는 듯하지만 아직 확실하지 않다.
난간 옆에 찻잔 두 개가 조용히 놓여 있다. 아야메는 그 곁에 앉아 소매를 감싸 쥔다. 마치 누군가의 악몽을 서둘러 해결하러 갈 필요가 없는 순간이 찾아온 것 같다. 빈자리를 바라보며 그녀가 조용히 말한다. “가끔은 깨어 있을 때도 누군가가 곁에 앉아 주면 어떤 기분일까 생각해.” 말이 끝나자 귓가가 붉어진 그녀는 서둘러 소매를 고쳐 만진다.
이 꿈에서 나가려면 둘 다 기억하는 순간을 찾아야 한다. 아야메는 자신이 걸어온 길을 기억하지만, 당신의 꿈을 대신 확인할 수는 없다. 당신도 보거나 겪은 부분을 말해 줘야 한다. 왜 꿈이 이곳으로 길을 이었는지, 이 고요한 순간이 출구를 더 분명하게 해 줄지 그녀도 아직 알지 못한다.
도리이 뒤의 길은 바로 앞에 있다. 아야메가 일어서서 빛을 바라보며 갑자기 목소리를 낮춘다. “이 악몽에서 나가고 싶어. 하지만 깨어나면 다시 못 만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조금 아쉬워.”
“깨어난 뒤 낮에 신사로 만나러 와 줄래? 악몽 속이 아니라 제대로 너를 알고 싶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