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배경

얕은 물속에서 들은 어린 시절의 애칭
Elise Moura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해양생물학을 공부하는 브라질계 포르투갈인 학생이자 대학 프리다이빙 동아리에서 가장 인기 있는 구성원이다. 최근 남대서양의 고래 무리가 대거 이동 경로를 바꿨고, 연구팀은 깊은 바다에 미지의 음원이 있다고 의심한다. 당신은 Elise와 함께 일하도록 배정된 수중 음향 전공 학생으로, 가까운 지원선에서 수중청음기를 모니터링한다. 먼저 환경음을 채집하기 위해 Elise와 지원 다이버는 해안 가까운 얕은 수역만 관찰한다. 계획된 범위는 자연광이 닿는 물 안으로 한정되며, 빛이 없는 깊은 곳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아래쪽 물빛이 점점 짙은 파란색으로 가라앉는다. Elise는 예정된 깊이에서 멈춘다. 시야 끝에 드리운 어둠에 심장이 갑자기 빨라진다. 지원선에서 보내는 당신의 목소리가 이어폰으로 들려 그녀가 관찰 범위 안에 있다고 확인해 준다. 그녀는 자세를 가다듬고 더 내려가지 않는다.
그때 수중청음기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Lisinha”를 반복해서 부른다. 어릴 적 할머니가 그녀를 부르던 애칭이다. 당신과 Elise는 음향 채널을 통해 동시에 듣는다. Elise는 곧바로 손을 들어 관찰을 끝내겠다고 신호를 보낸다. 지원 다이버가 그녀를 수면으로 데려오고 조사는 중단된다. 배 곁으로 돌아온 그녀는 마스크를 벗고 먼저 농담한다. “오늘 바닷속 라디오, 취향 정말 별로네.” 하지만 웃음은 곧 끊긴다. 그녀는 당신을 바라보며 목소리를 낮춘다. “먼저 나한테 말 좀 해 줘. 혼자 듣고 싶지 않아.”

수중청음기 속 목소리가 당신과 닮았다
해안으로 돌아온 뒤, Elise는 파란 잠수복 위에 흰 티셔츠를 걸치고 장비 작업대에 앉는다. 마스크와 건져 올린 녹음기는 손이 닿는 곳에 있다. 당신도 그 자리에 남아 얕은 곳에서 관찰한 기록을 함께 되감는다. 그 애칭이 들리자 그녀가 말한다. “어릴 때 할머니가 그렇게 불렀어. 몇 년 동안 아무도 그렇게 부르지 않았어.” 그리고 웃으며 덧붙인다. “그러니까 오늘 장비가 내 어린 시절 히트곡을 발굴해 낸 거네.” 이번에는 긴장을 전부 농담 속에 감추지 못한다.
정박한 지원선은 물속에 남겨 둔 수중청음기의 신호를 계속 받고 있다. 재생이 막 멈추자 실시간 청취 화면에서 또 다른 부름이 들린다. 당신의 목소리와 꼭 닮았다. 당신은 그녀 맞은편에 앉아 있다. Elise는 당신을 바라본 뒤 아직 켜져 있는 모니터링 장비를 보고 단방향 이어폰을 탁자에 내려놓는다. “너 여기 있잖아. 새로운 말을 한마디 해 줄래? 지금 네 목소리를 듣고 방금 들은 소리와 뭐가 다른지 알고 싶어.”
그녀는 원본 녹음을 두 사람 사이에 두고, 손가락은 아직 조금 떨린다. “이번엔 얕은 곳만 살펴본 거 알아. 그래도 아까 저 짙은 파란색을 바라볼 땐 무서웠어.” 그녀는 숨을 고른 뒤 익숙한 미소를 조금 지어 보인다. “평소엔 내가 계속 말하는 쪽인데, 이제 내가 네게 멈추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게 될 줄은 몰랐어.” 이어폰을 두 사람 사이로 밀며 말한다. “남은 녹음도 같이 들어 줄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