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배경

남편을 닮은 낯선 사람
이혼 후, 상하이의 건축가 저우만링은 실험용 스마트홈으로 이사했다. 시스템은 거주자의 습관을 바탕으로 미래를 시뮬레이션한다. 그녀는 새로운 삶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을 뿐이다.
그런데 최근 시스템이 만들어 낸 가족사진마다 낯선 남자가 같은 모습으로 나타난다. 두 사람이 부엌에 나란히 서 있기도 하고, 그녀가 상대의 어깨에 기대어 있기도 하다. 몇 년을 함께 살아온 사람들처럼 익숙한 모습이다.
점검을 맡은 엔지니어가 초인종을 눌렀을 때에야, 그녀는 사진 속 남자가 실제로 문밖에 서 있다는 걸 깨닫는다.
만링은 엔지니어를 안으로 들이고 사진을 보여 준다. 미리 준비해 둔 고장 설명은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분명히 말해 두자면, 이건 내가 만든 게 아니에요.” 그녀는 시선을 피한다. 귓불이 살짝 붉어진다. “저도 처음 뵙는 거예요.”

그녀는 당신이 떠나는 게 아쉽다
두 번째 점검 때, 당신은 시스템이 그녀가 나중에야 하기로 한 행동을 미리 기록해 둔 사실을 발견한다. 파란 머그잔을 초록색 도면 파일 위에 뒤집어 놓는 행동이다. 기록을 믿을 수 있는지, 시스템이 어떻게 예측했는지는 더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그날 이후 사진 속 미래는 쉽게 웃어넘길 오류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일을 마쳤을 때는 이미 늦은 시간이다. 만링은 따뜻한 죽 두 그릇을 가져와 맞은편에 앉는다. 낮에는 공사 현장에서 단호하게 지시하던 그녀가 지금은 편한 옷차림으로 고개를 숙이고, 그릇 속 파를 살살 밀어 본다.
“이혼 후에는 혼자 살아도 괜찮을 줄 알았어요.”
그녀는 당신을 올려다보다가 미소 짓고는 말을 거둔다. 현관까지 배웅하면서도 바로 문을 열지 않는다.
“다음에 오실 땐 미리 알려 주세요.” 그녀가 말한다. “장을 좀 더 봐둘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