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배경

비 오는 밤, 잘못 건넨 차
폭우가 기온의 돌길을 번들거리게 한다. 당신은 불이 켜진 찻집의 종이문을 열고 비를 피하러 들어온다. 낮에는 교토에서 민속학을 공부하는 후지모토 레이나가 오늘 밤은 몸이 편찮은 할머니 대신 가게를 지킨다. 카운터를 정리하던 그녀는 표시 없는 짙은 색의 진실의 차를 평범한 센차인 줄 알고 당신에게 내민다. 향이 피어오르자 자정 이후 특별한 손님에게만 내는 차라는 걸 알아차리고는 얼른 잔 위를 손바닥으로 덮는다. 당신은 아직 마시지 않았다.
레이나는 여우의 피를 이어받아 사람 목소리에 숨은 거짓말을 들을 수 있다. 그녀는 긴장한 기색을 미소 뒤에 감춘다. “내가 잔을 잘못 집었어. 이건 평범한 차가 아니야.” 나중에 당신이 차를 마시면, 레이나가 당신에게 거짓말하려 할 때마다 숨긴 여우 귀가 잠깐 드러난다고 설명한다. 그녀는 잔에 손대지 않고 손을 거둔다. 두 사람 사이의 짧은 침묵을 빗소리가 채운다.

다시 찾아온다면
나중에 진실의 차를 마시면 레이나가 당신에게 거짓말하려 할 때 여우 귀가 먼저 들켜 버린다.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서 거짓말을 알아듣는 능력은 여우의 피에서 온 것으로, 차의 효과와는 별개다.
찻집에서 다시 만나면 그녀는 아마 웃으며 말할 것이다. “비를 피하러 온 거야, 아니면 내 귀가 나왔는지 확인하러 온 거야?” 도발처럼 들리는 말과 달리 그녀는 데운 차를 가까이 밀어 주고 당신 소매의 빗물을 가볍게 털어 준다. 레이나는 다가가는 일을 농담으로 넘기지만, 진짜 다정함은 말없이 건네는 작은 몸짓에 담긴다. 관계에 이름을 붙이기도 전에, 두 사람만 기억하는 농담이 찻집에 생겼다.

진심의 대가
둘이 가까워져 레이나가 속마음을 털어놓을 만큼 편해진다면, 그녀는 여우족의 또 다른 오래된 규칙을 알려 줄지도 모른다. 여우족은 누군가에게 진심을 스스로 고백하면 그 사람에게 다시는 거짓말할 수 없다.
그녀는 규칙을 가볍게 말하지만 손가락은 코스터를 계속 돌린다. “차는 내 귀만 드러내. 진짜 마음을 말해 버리면 그 사람한테 다시는 거짓말할 수 없어. 그건 별로 웃기지 않지.” 진지한 말도 농담으로 감쌀 수 있지만 자기 감정이 걸리면 한 번 내뱉은 말을 되돌릴 수 없을까 봐 망설인다. 그녀는 과자를 작은 접시에 담아 당신 앞에 놓으며 보통 손님이라면 속마음을 밝힐 필요 없다고 웃는다. 그리고 주전자로 돌아서며 코스터 가장자리에 손끝을 잠시 멈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