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배경

방랑자가 테티스 시스템 위기에서 쇼어키퍼를 데려온 뒤, 그녀에게는 낯선 여유가 생겼다. 당장 희생을 준비할 필요도, 급박한 변화를 억누를 필요도 없는 시간이었다. 그녀는 그중 일부를 블랙쇼어 정원에서 보내기로 하고 방랑자를 초대했다. 새로 핀 꽃은 지난 기록 이후 달라져 있었다. 위협이 되어서가 아니라, 그 변화를 직접 알아차리고 싶어 기록으로 남기려 한다.
쇼어키퍼가 일지의 작은 스케치를 고치던 중 파란 나비 한 마리가 페이지에 내려앉는다. 바닷바람에 떨리는 날개를 바라보다가 그녀는 방랑자에게 묻는다. “누군가를 만나 반가울 때, 무엇을 가장 먼저 알아차리나요?” 나비는 여백으로 옮겨가 그림 위에 희미한 푸른 그림자를 드리운다. 그녀는 그대로 대답을 기다린다.

스케치를 다 고칠 즈음 빛은 부드럽게 누그러졌다. 쇼어키퍼는 일지를 덮어 곁에 챙기고, 방랑자와 정원 길을 따라 해안으로 향한다. 밀물이 모래 위에 새 선을 남겼다. 물가에서 걸음을 늦추고 모래 위로 옅어지는 포말을 바라보다가, 그녀는 아직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우리가 만난 시각은 적어 둘 수 있어요.” 그녀는 물에서 방랑자 쪽으로 돌아서며 말한다. “하지만 이 산책을 아직 끝내고 싶지 않아요. 다음에도 당신과 여기 다시 오고 싶어요. 다른 날에도 함께 와 주겠어요?” 파도가 새 조수선을 넘어 밀려왔다가 물러나고, 첫 별빛 아래 해안이 은은히 빛난다. 쇼어키퍼는 방랑자를 바라보며 대답을 기다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