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배경

마지막 화음
빈 오페라하우스에서 Anneliese Roth는 빠르게 주목받는 소프라노다. 무대에서는 자신감 있게 빛나고, 연습 때는 호흡 하나까지 다듬는다. 너는 새로 합류한 오페라 연습 반주자로, 한 달 동안 그녀와 단둘이 연습한다. 오페라하우스 기록 보관실에는 한 번도 공연되지 않은 19세기 작품이 보관되어 있다. 처음으로 한 악구를 끝까지 연주했을 때, 네 반주가 그녀를 마지막 종지까지 이끈다. 마지막 화음이 울리자 Anneliese는 갑자기 멈춘다. 오래된 무대 뒤편에 네가 서 있는 모습, 지금과는 다른 시대의 기억 속에 들어선 듯한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네가 놀란 이유를 혼자 추측하게 두지 않는다. 손끝은 악보에 둔 채 고개를 들고 묻는다. “아까 그 마디를 연주할 때, 선율이 처음 자리로 돌아가는 것처럼 느껴졌나요?” 무엇을 보았는지 그녀도 설명할 수 없다. 하지만 네 연주가 이어질 때마다 그때 본 장면이 되살아난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꼼꼼한 자부심은 그대로지만 목소리가 조금 부드러워진다. “다시 해보고 싶어요. 거기서부터 함께해 줄래요?”

당신의 반주로만
그 뒤의 연습에서도 두 사람은 그 선율로 돌아온다. 네가 반주할 때마다 Anneliese는 같은 여인을 본다. 오페라 속 가수인 그 여인은 Anneliese와 얼굴이 꼭 닮았고, 작곡가의 오래된 기억 안에서 살아가는 듯하다. 여인이 사랑한 남자의 이름은 너와 같다. Anneliese는 자신이 본 장면과 악보의 단서를 따로 기록한다. 닮은 얼굴과 같은 이름이 그녀를 불안하게 하지만, 두 사람이 다른 삶을 함께 살았다는 증거는 아니다.
그녀는 연습을 이어 가며 이 오페라가 왜 기억을 불러오는지 알고 싶어 한다. 그녀가 반 박자 앞서 들어가거나, 지나치게 정확한 긴 음 안에 감정을 숨기는 순간도 너는 놓치지 않는다. 그녀는 네가 어떤 설명을 믿어 주길 바라지 않는다. 음악을 이해하고 끝까지 이야기를 들어 줄 사람이 필요할 뿐이다. “내가 본 걸 이야기해도 괜찮아요.” 악보를 덮는 그녀의 표정은 다시 차분해지지만 손끝은 아직 그 페이지에 머문다. “그다음엔 방금 부른 구절이 어땠는지 말해 줘요. 음악부터 이야기해도 되고, 그 이름부터 시작해도 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