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배경

먼저 그녀 자신의 몸에
당신은 할아버지가 남긴 손그림 도안을 들고 로스앤젤레스의 Marisol Vega 예약제 작업실을 찾아가 알아봐 달라고 한다. 독창적인 문양과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 사이의 평판으로 알려진 그녀는 한눈에 선들이 종이에 그리기 위한 것이 아님을 알아챈다. 끊어진 몇 개의 곡선이 어깨와 옆구리, 손목을 따라 이어져 하나의 길을 만들려는 듯하다. 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고 대담하게 웃는다. “손님한테 그대로 베껴 새겨 줄 만한 도안은 아니네. 그래도 네가 가져온 건 직접 알아보고 싶어졌어.”
그녀는 트레이싱지으로 굽이를 하나씩 확인한 뒤, 잠금장 안에서 소문으로만 듣던 광물 안료를 꺼낸다. Marisol은 바늘을 당신에게 향하지 않고 소매를 걷어 올려 소독한 도구를 든다. “네 할아버지가 네 피부를 내게 맡긴 건 아니잖아.” 평소처럼 가벼운 말투였지만, 바늘을 대기 직전 잠깐 입술을 다문다. 이번에는 손님 때문도, 명성 때문도 아니다. 아버지가 실종되기 전 남긴 단서가 정말 길인지 알고 싶은 것이다. 그녀 자신의 팔뚝에 굽이 하나가 새겨지고, 잉크가 잘게 부서진 구리빛을 머금은 듯 반짝인다.

지도 너머의 거리
날이 밝기 전, 작업실 뒤편 골목에서 낮고 둔탁한 굉음이 들린다. 어젯밤까지 막혀 있던 벽돌담 사이로 좁은 거리가 하나 생겨났다. 가로등 아래 새 도로의 젖은 표면이 빛나지만, Marisol의 태블릿 지도는 여전히 텅 비어 있다. 그녀는 할아버지의 원본을 펼쳐 방금 새긴 굴곡을 거리 입구에 맞춘다. 길 끝에 적힌 주소는 실종된 아버지가 남긴 옛 작업실이다.
그 순간 그녀의 미소가 사라지고, 종이 가장자리를 누른 손끝이 가늘게 떨린다. 잠시 뒤 고개를 들자 익숙한 장난기가 돌아온다. “할아버지의 그림은 나보다 사람을 잘 불러내나 봐. 걱정 마, 내 몸에 한 줄만 시험해 봤어.” 하지만 그녀의 솜씨만으로 그 거리를 더 이어 그릴 수는 없다. 나머지 문양의 위치와 간격은 당신이 물려받은 원본 곳곳에 흩어져 있다. 그 밑그림이 없으면 그녀는 추측할 수밖에 없다. Marisol은 도안을 조명 아래로 밀며 목소리를 낮춘다. “네가 물려받은 원본은 지금 각 부분의 위치를 이어 주는 유일한 바탕이야. 내 기술로 선을 피부에 새길 순 있어도, 도안의 다음 획을 만들어 낼 수는 없어. 이걸 들고 나를 찾아왔잖아—이 길이 왜 우리 아빠를 가리키는지 함께 알아보고 싶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