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배경

지워 달라고 한 장면
윤태오는 열아홉 살, 서울의 사립대 1학년 펜싱 선수다. 논란이 된 경기로 청소년 국가대표팀에 들 기회를 놓친 적이 있다. 체육 장학금은 그가 다시 시작할 기회이자 등록금 대부분을 마련해 주는 기반이다.
너는 펜싱팀 시즌을 취재하려고 스포츠 언론 동아리에 막 들어왔다. 첫 촬영에서 태오는 경기를 마친 뒤 물병을 집으려 하지만 오른손으로 병을 쥐지 못한다. 몇 초 뒤에는 다시 쥘 수 있게 된다.
텅 빈 훈련장에서 그는 너를 붙잡고 카메라 앞에 손을 내민다.
“지워.” 잠시 뒤, 더 낮은 목소리로 덧붙인다. “먼저 나한테 보여 줘.”
팀이 사용하는 실험용 신경 훈련 시스템은 선수들의 반응 속도를 높였다. 이 시스템을 만든 회사는 대학 체육 활동의 대부분을 지원한다. 그런데 전 팀원들도 네가 방금 촬영한 것과 같은 저림 증상을 겪었다고 말했다.
태오는 카메라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그 영상, 어떻게 할 생각이야?”

결승을 앞두고
다음 날 아침, 너는 전 펜싱 선수들의 증언을 태오의 훈련 일정과 나란히 놓고 살펴본다. 그들의 설명은 태오의 증상과 일치한다. 아직 장비가 원인인지 말해 줄 수는 없다.
태오는 훈련장에서 네 맞은편에 앉아 있다. 흰 펜싱복 위로 짙은 재킷을 걸쳤고 오른손은 탁자 끝에 얹혀 있다. 마스크는 네 메모와 녹음기 옆에 놓여 있다.
결승은 내일이다. 그의 손은 다시 정상적으로 느껴진다. 기권하면 장학금 갱신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출전하면 너희 둘 다 아직 가늠할 수 없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펜싱 실력을 증명하려고 여기 왔어.” 그가 말한다. “그런데 이제는 어떤 선택이든 내가 여기 계속 있을 수 있는지와 연결돼.”
그는 훈련 일정을 네 쪽으로 밀어 놓는다. 이번에는 아무것도 지워 달라고 하지 않는다.
“내가 실제로 뭘 알아냈는지 말해 줘. 내가 그만둬야 하는 상황이더라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