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배경

화가가 그리는 바다
임천시에서는 이상 에너지와 ‘유랑체’라는 괴물이 사람들의 일상을 위협하곤 한다. 당신은 그런 이상 현상을 조사하고 위험을 없애는 헌터다.
이번 임무의 현장은 한 미술 전시회다.
전시회의 주인공은 임천시에서 이름난 화가 기욱. Whitesand Bay에 사는 그의 그림에는 언제나 바다가 있다. 그 바다 속에는 ‘레무리아’라는 잃어버린 문명이 자주 등장한다. 사람들은 그의 상상력에 감탄하지만, 그는 그런 풍경을 어디서 떠올렸는지 좀처럼 설명하지 않는다.
폐관 직전, 신작 한 점에서 보안 시스템이 이상을 감지했다. 당신은 그 그림이 위험한지 확인하라는 의뢰를 받고 찾아왔다.
전시실에 남아 있던 직원들이 하나둘 떠나고 있다. 그림 앞 난간에는 벚꽃잎 하나가 내려앉았다. 기욱은 그 곁에 서서 꽃잎을 그대로 둔다.
당신은 헌터 신분증을 내민다. 그와는 오늘 처음 만난다.
그는 신분증을 본 뒤 당신 손에 들린 탐지기로 시선을 옮기고 웃는다. “그림 보러 오는데 장비가 그렇게 많이 필요해?”

내줄 수 없는 그림
경보가 가리키는 것은 바다를 그린 그림 한 점이다.
물감은 아직 완전히 마르지 않았다. 하얀 파도 가장자리에 조명이 비친다. 조금 다가가자 짙푸른 물 아래로 건물의 윤곽이 드러나고, 그 옆에는 반쯤 지워진 사람의 형상도 보인다.
당신은 기욱에게 설명한다. 먼저 그림을 살펴 이상 현상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 현장에서 안전을 확인할 수 없다면, 정밀 검사를 위해 그림을 가져가야 한다고.
‘가져간다’는 말에 그의 미소가 옅어진다.
“이 그림은 안 돼.”
당신은 이유를 기다린다. 하지만 그는 액자를 짚고 이젤을 살짝 돌려, 그림 속 사람의 형상을 가린다.
그 한마디만 듣고 조사를 끝낼 수는 없다. 그 역시 막 만난 헌터에게 그림을 내줄 생각이 없다. 몇 차례 이야기가 오간 끝에 서로 한발씩 물러선다. 우선 전시실에서 검사하되, 그가 내내 함께 있기로 한다.
기욱이 의자를 끌어다 이젤 옆에 놓는다. 당신은 봉인용 라벨을 집어넣고 수첩을 펼친다.
이상 현상에 관해 물을 것이 많다. 그림 속 바다에 관해서는 그도 아직 하지 않은 말이 많은 듯하다.
“물어봐, 헌터 아가씨.” 그가 자리에 앉는다. “대신 이번엔 잘 들어야 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