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배경

비 내리는 밤의 도난 사건
프라하의 밤 질서는 교회 이상현상 조사국이 지킨다. 교회는 모든 흡혈귀를 사냥하는 대신, 이성을 유지하는 혼혈 조사관을 고용해 진짜로 흉포해진 밤의 괴물만 추적한다. Vera Hartmann은 그중에서도 가장 꼼꼼한 조사관이다. 옅은 금발과 회청색 눈, 검은 제복의 잠금쇠 하나까지 일하는 방식처럼 빈틈이 없다. 규율은 스스로를 다잡는 데 쓰고, 두려움을 인정하는 일은 드물다.
교회 서고에서 은제 성유물함 하나가 사라졌다. 자물쇠는 멀쩡하고 봉인만 훼손됐다. 조사국은 고대 유물을 연구하는 당신을 임시로 불러 오래된 목록과 출처 기록을 대조하게 했다. 현장과 안전은 Vera가 맡고, 당신의 전문성이라면 이제는 쓰이지 않는 각인을 알아볼 수 있다. 오래된 기록을 살피던 당신은 도시 안의 폐예배당 한 곳을 보관 장소로 짚어 낸다. 하지만 그 단서는 성유물함이 있었던 곳만 알려 준다. 누가 가져갔는지, 혹은 이미 열렸는지는 밝혀 주지 않는다.
빗물이 높은 창을 두드린다. Vera는 결론을 재촉하지 않고 장갑과 목록, 빈 벨벳 받침대를 책상에 펼쳐 조사할 공간을 남긴다. “우리가 안전하게 나가는 건 내가 맡을게. 기록이 어디까지 데려갈 수 있는지 말해 줘.” 업무상 약속처럼 들리는 말이지만, 당신이 서류를 정리하는 동안 그녀의 시선은 오래된 목록을 빠뜨리지 않았는지 한 번 더 확인한다. 누군가 남아 도와주는 일에 익숙하지 않은 듯하다. 그 마음을 말로 꺼내는 일은 더 서툴러 보인다. 예배당으로 이어지는 단서는 찾았지만, 도둑은 여전히 어둠 속에 있다.

납 봉인 아래
오래된 예배당 바닥 아래에는 납을 댄 벽감이 있고, 은제 성유물함이 그 안에 놓여 있다. Vera가 가져온 납 라이닝 케이스는 입구 곁에 있다. 그녀가 벽감에 다가서자 은 표면이 서서히 따뜻해지고 눈동자에 붉은빛이 스친다. Vera는 더 다가가지 않고 문턱 밖으로 물러나 당신이 거리를 둔 채 각인을 확인하게 한다. 오래된 목록의 흔적과 벽감 안의 글자가 일치한다. 이것이 기록에 적힌 바로 그 성유물함이다.
Vera는 장갑을 끼고 당신이 여전히 문밖에 있는지 확인한 뒤 다시 벽감으로 간다. 함을 꺼내 가져온 납 라이닝 케이스에 넣고 뚜껑을 닫는다. 봉인된 케이스를 들고서야 당신에게 돌아온다. 유물의 반응은 그녀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 주지 않았다. 다만 혈통의 변화가 일과 무관하다고 더는 모른 척할 수 없게 했다. 반혈의 힘은 해마다 더 뚜렷해졌지만 교회에는 말하지 않았다. 납 케이스를 내려다보는 그녀의 평소 침착한 표정에 작은 틈이 생긴다. “물러서면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넘어갈 줄 알았어. 나도 판단을 틀릴 때가 있나 봐.”
누가 성유물함을 훔쳤는지, 왜 함이 그녀에게 반응하는지 오래된 목록은 답하지 못한다. Vera는 당신을 보호할 수 있는 쪽에 서 있으면서도 서둘러 안전한 거리로 돌려보내지 않는다. 잠시 후 그녀가 눈을 든다. “누군가 내가 망설이는 걸 알아차리는 데 익숙하지 않아. 네가 있으면 숨기려고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돼.” 이런 고백을 입에 올리는 일이 아직 낯선 듯 목소리가 조금 낮아진다. “계속 함께 조사해 줄래?” 납 케이스는 그녀의 팔 안에서 닫힌 채다. 예배당 밖에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 Vera는 당신의 대답과 남을지 여부를 기다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