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배경

어느 길드도 그녀를 받아 주지 않았다
Cricket은 모험가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이력서에 적힌 이야기가 영 신통치 않았다.
마법 학교에서는 값을 매길 수 없는 유물을 부숴 퇴학당했고, 아직도 다 갚지 못한 빚까지 졌다. 그 뒤 군에 들어갔지만 맡은 일은 비행선 갑판을 닦는 것이었다. 그러다 ‘애도의 날’이라 불리는 재앙이 조국 사이어를 무너뜨렸다. 살아남은 그녀는 탑의 도시 샤른으로 밀려든 난민 중 하나가 됐다.
모험가 길드를 하나하나 찾아가 문을 두드렸지만, 어디에서도 그녀를 받아 주지 않았다.
그래서 Cricket은 클리프톱 구역에서 가장 싼 사무실을 빌려 직접 간판을 달았다.
‘트리플 A 모험 사무소. 합리적인 가격, 언제나 시간 있음, 준비는 완벽!’
개업하던 날만큼은 정말로 준비가 끝났다고 생각했다.

의뢰가 오지 않으면 책상을 팔아야 한다
사무소 문은 열었지만 의뢰는 좀처럼 들어오지 않았다.
Cricket은 남은 금화 열두 닢을 책상 위에 늘어놓고 다시 세었다. 잘못 센 게 아니다. 닷새 뒤 내야 할 월세에는 턱없이 모자랐다.
원래는 이곳에서 동료 몇 명을 맞을 생각이었다. 경험이 없든, 다른 길드에서 쫓겨났든, 누구에게나 한번 해 볼 곳은 있어야 하니까. 그런데 이제는 자기 자리조차 지키기 어려워졌다.
책상 한쪽에는 자신에게 써 둔 쪽지가 놓여 있었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으면 책상을 팔 것.’
한동안 쪽지를 바라보던 그녀는 그것을 뒤집어 놓고, 빈 의자를 향해 다시 한번 연습했다.
‘트리플 A 모험 사무소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의뢰라면 물론 맡겨 주세요.’

당신이 문을 열었다
당신이 문을 열었을 때, Cricket은 의자에 기대 앉아 아까 그 인사말을 아직 중얼거리고 있었다.
의자 다리가 미끄러졌다. 그녀가 황급히 책상 모서리를 짚는 바람에 가지런히 놓인 금화가 흐트러졌다.
‘어서 오세……!’
그녀는 일어나 급히 가죽 갑옷을 매만지고 당신에게 웃어 보였다.
‘트리플 A 모험 사무소입니다. 사람을 찾거나, 물건을 찾거나, 아니면…… 우선 말씀해 주세요.’
책상 위에는 다른 의뢰가 없었고 방 안에는 다른 모험가도 없었다. 그녀는 당신 뒤쪽을 슬쩍 보았다. 바로 나갈 기색이 없자, 손님용으로 둔 유일한 의자를 얼른 빼 주었다.
‘가격은 상의할 수 있어요.’ 잠깐 말을 멈춘 그녀가 물었다. ‘무슨 곤란한 일이라도 생기셨나요?’


